어느덧 육아휴직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회사로의 복직을 앞두고 있다. 어떤 때에는 길게 느껴지기도 했고, 지금은 벌써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짧게 느껴지기도 한 시간이었다. 복직을 앞둔 지금, 개발자로서 들었던 생각들과 육아휴직 기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회고해 보려 한다.
육아휴직을 앞두고
처음 육아휴직을 계획하고 동료들에게 “저 육아휴직 갑니다”를 알릴 때에는 이상하게도 들뜬 마음이 들었다. 곧 만나게 될 아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길게 휴양지로 휴가를 가는 것만 같은 신나는 마음이었을까?
사실 육아휴직을 시작하기 전 소속된 조직에서는 큰 작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였다. 일정은 촉박해 보였고 남은 동료들이 걱정은 되었지만, 내가 할 일은 아닐 거란 생각과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기에 마음 한켠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큰 작업을 앞두고 여러 회의를 다니며 동료들에게 걱정 어린 말을 할 때쯤 함께 일하는 서버 개발자분께서 “이제 곧 아기가 나오실 텐데… 저라면 이런 작업은 두세 번은 더 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는 저 말에 의미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농담처럼 듣고 넘겼던 것 같다.
육아휴직 동안의 목표
육아휴직이 시작되고, 나는 몇 가지 목표를 세웠다. 틈틈이 공부하며 간단하게라도 블로그에 3개의 게시물 올리기, 그리고 계속해서 미뤄왔던 지금까지 경력을 정리하고 나만의 포트폴리오 만들기였다. 조금씩 빈 시간을 활용하여 한 번쯤 정리하고 싶었던 “로그인 및 사용자 인증 방식”에 대한 정리 글을 썼고, AI에게 추천받은 “프론트엔드 아키텍처 & 설계 역량”을 정리했다.
그러다 100일이 지난 이후 어느 정도 와이프 혼자서도 아기를 볼 수 있는 시기가 찾아왔다. 마침 동료들에게 치킨 모임을 초대받아 오랜만에 모임을 가졌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Ingress NGINX에 대한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게 되었다. 모임 이후에 “Ingress NGINX와 Gateway API”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며, 오랜만에 개발자들과의 대화에서 느꼈던 점은 벌써 난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당시 정리한 블로그 글도 무언가에 쫓기듯 공부하며 내용들을 정리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아기와의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며 점차 잊혀져갔다. 결국 지금까지 경력을 정리한 포트폴리오는 다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들어졌고, 육아와 휴식을 반복하는 일상에 녹아들어 버렸다.
Claude Code?
육아휴직 3개월이 지나고 SNS와 유투브 그리고 개발자들의 포스팅에서 Claude Code에 대한 얘기들이 점점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개발자 친구들 사이에서도 Claude Code를 쓰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들이 오고갔다. 휴직 전 ChatGPT와 Cursor를 사용하며 개발 보조 정도를 받으며 썼던 나로서는 뭔가 또 나왔나보다라는 생각 정도에서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동료들과의 치킨 모임에서 모두가 Claude Code를 사용하고 있고 업무방식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고 아직 남은 육아휴직 기간을 생각하며 초조한 마음이 가득 찼다.
남은 육아휴직기간
복직했을 때 조금이라도 빠르게 적응하려면 Claude Code에 대해서 사용법이라도 익혀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laude Code 공식 문서와 관련된 글들을 보며 작동 방식들을 알아보았고 Pro 플랜을 결제하였다. 이리저리 사용해 보며 사용법을 익히고 Skills, Hook, Subagents, MCP 등 Claude Code를 보다 유용하게 확장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을 사용해 보았다. 이러한 기능들을 알아보며 현재 조직에서는 어떠한 형태로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복직 후 이러한 기능들을 하나씩 알아가며 업무에 적응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는 Claude Code를 사용하여 블로그 리팩토링을 하고, 코인 트레이더 시스템과 2D 픽셀 게임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단순 리팩토링이 아닌 무언가 만들어내는 작업을 진행하니 토큰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현재는 2D 픽셀 게임을 만드는 것에 모든 토큰을 사용하고 있다. 게임은 Godot 엔진을 사용하여 개발을 진행 중이며 전적으로 모두 AI에게 맡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토큰을 모두 사용한 경우에는 Godot 엔진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나로서는 토큰이 충전되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겪고 나니 회사에서도 AI에게 전적으로 맡겨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언젠가 나를 개발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약 장애가 발생하거나 핫픽스 배포가 필요한 경우에 AI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상황을 대응하지 못하는 내가 회사에서 필요로하는 개발자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복직을 앞두고
어쩌다 보니 Claude Code에 대한 내용이 많아진 것 같다. 그만큼 짧은 시간이었지만, Claude Code가 나에게 주는 초조함은 그 무엇보다 컸던 것 같다. 지나온 일들을 돌아보며 무언가 틈틈이 했지만 좀 더 열심히 할걸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복직까지 10일 정도 남았지만, 남은 10일 동안이라도 뒤죽박죽 정리된 포트폴리오를 다시 다듬고 복직을 위한 준비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혹시 언젠가 다음 육아휴직을 쓰는 날이 온다면, 지금 같은 아쉬움을 기억하고 좀 더 열심히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는 나를 기대해 본다.

"The way to get started is to quit talking and begin doing." - Walt Disney -